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바다와 어우러진 한 잔의 제주 막걸리 본문
제주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이 순간을 완성시키는 제주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특별한 존재처럼 보인다.
옅은 분홍빛 라벨은 감귤꽃의 향기를 떠올리게 한다.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포근한 바람, 귤 밭 사이를 스치는 잎사귀의 부드러운 흔들림, 그리고 흙냄새와 함께 흩날리는 짙은 생명의 기운이 이 한 병 속에 담겨 있는 듯하다. **‘생유산균’**이라는 글씨는 막걸리가 가진 싱그러움을 은근히 강조하며, 이 술이 단순히 전통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까지 품고 있음을 말해 준다.
막걸리 병을 열고 첫 잔을 따랐다. 잔을 들자 제주만의 자연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 안에 숨어 있는 쌀의 깊은 풍미와 함께 부드럽고 고소한 유산균의 산뜻한 느낌이 입안 가득 퍼진다. 제주 막걸리는 자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은은하면서도 정직하다. 마치 제주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닮은 듯, 막걸리의 맛은 제주가 가진 모든 것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전달한다.
나는 특히 배드민턴 운동 후 온몸에 흐르던 땀을 닦고 갈증이 절정에 이를 때 마시는 한 잔의 막걸리가 얼마나 꿀맛인지 표현할 길이 없다. 오름을 걷고 난 후, 땀이 식으며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그 순간에 마시는 막걸리는 그야말로 천상의 선물 같다.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맛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을 모두 달래 준다. 그 한 잔은 운동의 피로를 녹이고, 하루를 새롭게 채우는 특별한 위로가 된다.
제주 막걸리는 단순히 술을 마신다는 행위를 넘어선다. 그 한 잔을 통해 나는 제주의 시간과 공간을 마신다. 흑돼지구이와 함께 한 잔, 갓 잡은 회 한 접시와 어우러진 한 잔, 그리고 운동 후 땀을 닦으며 마시는 한 잔은 그날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새겨 준다.
제주 바람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는 그 순간의 분위기와 하나가 된다. 뒷맛으로 남는 은은한 단맛은 마치 제주 여행의 여운처럼 입안에 남아 오래도록 기억된다. 그래서 이 막걸리는 단순히 알코올이 아니라, 제주의 풍경과 제주의 마음을 담은 술이다.
오늘, 제주 막걸리 한 병을 열고 제주의 이야기를 느껴보자. 당신이 어디에 있든, 그 잔 속에서 제주가 전하는 위로와 따뜻함이 가슴속으로 천천히 스며들 것이다. 이 막걸리는 제주를 품고, 또 제주의 추억을 이어가는 다리 같은 존재다.
'섬의 밥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원의 행복 ; 한양동뷔페 (2) | 2024.12.16 |
---|---|
제라한보쌈 (3) | 2024.12.14 |
"제주 바다의 깊은 맛, 경일낙지의 매콤한 유혹" (4) | 2024.12.14 |
해장국으로 시작하는 하루 (3) | 202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