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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한 달간의 여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며비행기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한 달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번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제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문화와 풍경,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매 순간 도전과 배움으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원우 여러분과 함께했던 시간은 잊지 못할 교감과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다양한 도시를 둘러보며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느낀 점은 저를 더 깊이 생각하게 했습니다. 소박한 시장과 골목길에서 마주한 삶의 흔적들, 거리에서 들려오는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저의 오감을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여행 중에 만난 인연들과의 소통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제 삶의 깊이..
15일째, 시카고로 향했다. 시카고는 도시의 낭만과 활기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높은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시카고 강 주변의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낮에는 "윈디 시티"라는 별칭답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미시간 호수를 따라 산책했고, 저녁에는 도시의 불빛 아래에서 시카고의 재즈 클럽을 방문했다. 재즈 선율이 흘러나오는 클럽의 분위기는 나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속으로 데려갔다. 이 도시의 음악과 문화는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힘이 있었다.시카고는 단순한 낭만의 도시를 넘어 경제적으로도 강력한 중심지였다. 금융, 제조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시카고는 대도시의 역동성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줬다. 도시 곳곳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문명과 경제의 또 다른..
아침 햇살이 깊은 숲 사이로 스며들며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거대한 자연의 품속에서 우리를 환영했다. 가을의 끝자락, 공원은 잔잔한 고요 속에서도 생동감이 느껴졌다.우리는 전날 저녁, 라면과 바비큐를 준비할 수 있는 소박한 시설이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다. 설거지를 끝낸 후, 뜨끈한 라면 국물 한 모금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새삼 깨달았다. 숯불에 구운 고기의 짭조름한 향은 깊어가는 밤하늘 아래 완벽한 마무리였다. 이 작은 휴식이 나를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지게 했다.그날 오후, 우연히 한 화가를 만났다. 그는 커다란 화폭을 펼쳐놓고 옐로스톤의 풍경을 그리는 중이었다. 붓 끝에서 생동감 있게 피어나는 강과 산, 그리고 나무들. 나는 그의 옆에 서서 한참 동안 작품을 감상했다. 화..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선 나는 차량 계기판에 찍힌 지도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장엄한 자연을 무대로 한 며칠간의 여정을 거치며, 마음은 이미 한층 넉넉해진 상태였다. 오늘은 대자연과는 다른 ‘문명’과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를 찾아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바로 솔트 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 유타 주의 주도이자 몰몬교로 대표되는 독특한 종교·문화적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사막과 암석 대신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와 건물이 나타났다. 솔트 레이크 시티는 한눈에 보기에도 계획적으로 설계된 도시처럼 보였다. 직선적으로 뻗은 도로망과 질서정연한 블록 구조는, 이곳이 우연히 형성된 도시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과 신념 아래 건설된 장소임을 암시했다. 19세기 중반, 서부 개척 시대에 몰..
오늘 하루는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로 넘어가는 여정은 그저 단조로운 사막 풍경과 마른 공기 정도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데스밸리(Death Valley)에 접어든 후,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곳은 북미 대륙에서도 손에 꼽히는 고온 지역이자, '죽음의 골짜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서운 태양이 내리쬐는 곳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막 한가운데서 폭우가 쏟아졌다. 사막에 비라니, 그것도 단순히 비 정도가 아니라 폭우라니. 비가 오면 그 물기를 빨아들일 식생이 부족한 데스밸리에선 순식간에 물길이 넘쳐나 소형 홍수가 벌어졌다.우리가 머물기로 했던 호텔은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졌고, 에어컨 가동에 문제가 생겼다. 이곳에서 에어컨 없..
이른 아침,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산속 해발 1800미터 지점에 있는 숙소 주변에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소복이 남아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여름 한복판에 이런 풍경을 마주하다니, 대자연은 실로 경이롭고 예측 불가능한 존재였다. 어제까지는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계곡과 폭포를 즐겼는데, 오늘은 눈 덮인 봉우리들과 상쾌한 산바람이 나를 맞이하니, 마치 하루 만에 다른 계절로 건너온 기분이었다.숙소는 고지대의 작은 산장 형태로, 나무로 지어진 외벽과 포근한 내부 인테리어가 이방인을 환대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맑은 공기와 청량한 새소리가 밀려들었고, 침대에 누우면 머나먼 도시의 소음 대신 바람과 나뭇잎의 속삭임이 귓가를 간질였다. 주인장이 정성껏 관리한 흔적이 곳곳에 ..
이른 새벽, 나는 가벼운 떨림을 안고 숙소를 나섰다. 어제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의 숨결을 느꼈다면, 오늘은 대자연의 품으로 뛰어드는 날이다. 벤츠 버스는 새 차 특유의 청결한 내부를 유지한 채 부드럽게 도로를 달렸다. 창밖으로 서서히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멀어지며, 푸른 숲과 완만한 언덕이 시야에 들어왔다. 몇 시간 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 도착하자, 웅장한 바위절벽과 짙은 녹음의 숲, 쏟아지는 폭포 소리와 깨끗한 공기가 한꺼번에 나를 감싸 안았다.버스에서 내려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엘캐피탄(El Capitan)이라 불리는 거대한 화강암 절벽이었다.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암벽의 표면은 마치 거대한 조각품 같았다. 말라있는 가슴속까지 청량하게 만들 것 같은 공기와,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들..
아침 공기가 제법 상쾌했다. 전날 금문교와 도심의 야경을 만끽한 뒤, 나는 일찌감치 눈을 떴다. 오늘의 목적지는 실리콘밸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ersity)과 그 인근의 구글 본사(Google Headquarters). 미국 서부에서 가장 혁신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었다.벤츠 버스에 다시 올랐다. 한 시간 남짓 부드럽게 달린 끝에, 드디어 스탠포드 대학 교정에 도착했다. 넓은 캠퍼스와 스페인식 건축물,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단순한 ‘대학’의 이미지를 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처럼 느껴졌다.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자유롭게 오가며, 캠퍼스 내 곳곳엔 연구 센터와 아름다운 건축물이 자리했다. 명문 중의 명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지적 호기심과 학문..
미국 횡단여행의 첫 장을 열었다. 길고 지루한 비행 끝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내린 시각, 내 머릿속은 이미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원래는 여기서 곧바로 렌터카를 빌려 도로 위를 달리며 여행을 시작하려 했지만, 시차 적응 문제를 고려해 계획을 바꾸었다. 아직 몸이 무거운 상태로 운전을 강행하는 대신, LA에 도착해서 차량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미리 대절해 둔 벤츠(BENZ)사의 신형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낯선 도시를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새 버스의 내부는 깔끔했고, 은은한 새 차 향이 남아 있었다. 이보다 편안한 첫걸음이 또 있을까 싶었다.버스 창 밖으로 언덕진 지형에 빽빽히 들어찬 빅토리아풍 주택들이 눈길을 끌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독특한 골목과 건물들은 마치 오래된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