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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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쉼, 도서관에서 찾다

제주 정사부 2024. 11. 30. 13:55

제주도로 한 달 살기를 계획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에서 무엇을 보고, 어디를 걷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연신 질문을 쏟아낸다. “제주에 가면 어떤 오름이 좋을까?”, “해변은 어디가 가장 예뻐?”, “꼭 가봐야 할 맛집 좀 알려줘!” 나는 웃으며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다가도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어진다. “물론 이런 것들도 좋겠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도 도서관을 추천하고 싶어.”

제주도는 매력적인 자연과 다양한 체험으로 가득한 곳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으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경치를 보고,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여행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만의 쉼과 충전의 순간을 찾는 것이다. 내가 도서관을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여행 중 충분한 휴식과 함께 마음과 지식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서관, 여행자에게 필요한 쉼과 충전의 공간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면 자연스레 바쁘게 움직인다. 계획한 장소를 다니느라 시간에 쫓기고, 사진을 찍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방식의 여행이 마음을 더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 중 ‘쉼’이라는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도서관이다.

제주도는 자연만큼이나 도서관이 잘 되어 있는 곳이다.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공공 도서관은 물론이고, 작은 독립서점이나 북카페도 많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여행 중에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일정에 쫓길 필요도, 누군가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제주 곳곳의 도서관들


제주에는 추천하고 싶은 도서관이 참 많다. 예를 들어, 제주시의 ‘한라도서관’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의 창가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한라산의 푸른 능선을 배경으로 시간이 잔잔히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귀포에는 ‘서귀포시민도서관’이 있다. 이곳은 바다와 가까워, 책을 읽다가도 산책 삼아 바닷길을 걸어볼 수 있다.

또한, 독립서점과 북카페들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책방무사’는 제주 문화를 담은 책들과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책을 읽으며 제주라는 섬이 품고 있는 깊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산방도서관’은 조용한 마을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여행에서의 지적 충전

도서관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쉼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도서관은 여행 중에 새로운 영감을 얻고, 지적인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장소를 보는 것만큼,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다. 특히, 제주의 도서관에는 제주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다. 『탐라순력도』와 같은 옛 제주에 대한 책부터 현대 작가들이 쓴 에세이까지, 책을 통해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제주 방언으로 쓰인 시집이나 제주 문화와 전통을 다룬 책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매력을 품고 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오름을 오르거나 마을을 둘러본다면, 여행의 깊이가 훨씬 더해질 것이다.


도서관에서 시작하는 진정한 휴식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되어야 한다. 도서관은 바로 그런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평소에 놓쳤던 생각들이 떠오르고,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행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진정한 쉼과 충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무리하며

친구가 제주도로 오기 전에  다시 한번 조언을 해주고 싶다. “맛집도, 오름도, 해변도 좋지만, 한 번쯤 도서관에 가보는 건 어때?” 여행은 단순히 외부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다시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제주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친구의 제주 여행은 단순히 즐거운 시간을 넘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