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중문색달해변에서 마주한 삶의 파도 본문
중문색달해변에선 언제나 파도가 말을 건다. 투명한 물빛 위로 흩어지는 하얀 포말은 마치 내가 지나온 시간들과 같았다. 잔잔하던 순간도 있었지만, 때론 거세게 몰아치며 나를 휘청거리게 했던 날들. 그 파도는 바람을 품고, 비를 끌어안으며 끊임없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의 너는 행복하니? 그때의 선택이 옳았니?”
나는 그 질문에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었다. 마치 사람들과의 관계처럼, 파도와 바람과 비는 얽히고설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누군가는 내 곁에 오래 남아 바람처럼 나를 흔들어 놓았고, 누군가는 비처럼 스쳐가며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모두가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었다.
해변을 걷다 보면, 저 멀리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희미한 미래가 보인다. 그곳엔 또 어떤 파도와 바람, 비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하지만 두렵지 않다. 파도를 맞아본 몸은 더욱 단단해졌고, 바람에 흔들린 마음은 한층 유연해졌다.
중문색달해변의 끝에 서서 나는 깨닫는다. 삶은 이 바다와 같다.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며, 모든 만남과 헤어짐, 고요와 소란이 어우러져 하나의 완벽한 풍경이 된다. 그리고 나는 이 바다의 일부로, 앞으로도 파도와 함께 나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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