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가을의 제주, 억새와 동백의 노래 본문
가을의 제주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은빛 물결을 만든다. 산굼부리나 새별오름에 서 있으면 억새밭은 끝없는 들판처럼 펼쳐지고, 바람 소리마저 억새의 춤을 위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진다. 그 사이로 동백나무들이 붉은 얼굴을 살짝 내민다. 억새의 은빛과 동백의 붉은 빛은 대조적이지만, 서로를 돋보이게 한다. 아직은 이른 감도 있지만, 가을 끝자락에서 시작될 동백의 계절을 암시하며 나를 설레게 한다. 제주의 바람은 언제나 특별하다. 가을에는 특히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로 나를 감싼다. 억새밭을 걸으며 바람이 내 볼을 스치면, 순간 모든 고민이 잊히는 듯하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동백꽃 한 송이를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동백은 추운 겨울에 가장 빛나는 꽃이다. 마치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지는 우리 삶처럼 말이다. 억새가 가을을 상징한다면, 동백은 다가올 겨울과 새롭게 시작될 봄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 모든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고 발걸음을 돌리며, 제주는 언제나 나에게 깊은 위로와 영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을의 억새와 동백은 제주의 자연이 건네는 가장 따뜻한 인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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