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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이른 아침,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산속 해발 1800미터 지점에 있는 숙소 주변에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소복이 남아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여름 한복판에 이런 풍경을 마주하다니, 대자연은 실로 경이롭고 예측 불가능한 존재였다. 어제까지는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계곡과 폭포를 즐겼는데, 오늘은 눈 덮인 봉우리들과 상쾌한 산바람이 나를 맞이하니, 마치 하루 만에 다른 계절로 건너온 기분이었다.숙소는 고지대의 작은 산장 형태로, 나무로 지어진 외벽과 포근한 내부 인테리어가 이방인을 환대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맑은 공기와 청량한 새소리가 밀려들었고, 침대에 누우면 머나먼 도시의 소음 대신 바람과 나뭇잎의 속삭임이 귓가를 간질였다. 주인장이 정성껏 관리한 흔적이 곳곳에 ..
이른 새벽, 나는 가벼운 떨림을 안고 숙소를 나섰다. 어제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의 숨결을 느꼈다면, 오늘은 대자연의 품으로 뛰어드는 날이다. 벤츠 버스는 새 차 특유의 청결한 내부를 유지한 채 부드럽게 도로를 달렸다. 창밖으로 서서히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멀어지며, 푸른 숲과 완만한 언덕이 시야에 들어왔다. 몇 시간 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에 도착하자, 웅장한 바위절벽과 짙은 녹음의 숲, 쏟아지는 폭포 소리와 깨끗한 공기가 한꺼번에 나를 감싸 안았다.버스에서 내려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엘캐피탄(El Capitan)이라 불리는 거대한 화강암 절벽이었다.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암벽의 표면은 마치 거대한 조각품 같았다. 말라있는 가슴속까지 청량하게 만들 것 같은 공기와,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