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에어비앤비
- 제주문화
- 쪼꾹이
- 제주여행
- 동료
- 도보여행
- 정치인에게 도덕은 껌이다
- 해장국
- 세인국제
- 제주도
- 탄핵
- 가이드
- 제되로된
- 새로 읽고
- BBQ
- 읽고 쓰고
- what can i do?
- 죽움
- 탄핵과 낙지
- 이죄명
- 회식
- 정치대화 피하기
- 미국횡단
- 카지노
- 타르마
- 힐링
- 미국여행
- 상식적이지 않다
- 입이즐거운 맛
- 트래킹
- Today
- Total
목록A Cross-U.S. Trip (24)
삶의 쉼표, 제주에서 다시 쓰다!
15일째, 시카고로 향했다. 시카고는 도시의 낭만과 활기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높은 고층 빌딩이 즐비한 시카고 강 주변의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낮에는 "윈디 시티"라는 별칭답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미시간 호수를 따라 산책했고, 저녁에는 도시의 불빛 아래에서 시카고의 재즈 클럽을 방문했다. 재즈 선율이 흘러나오는 클럽의 분위기는 나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속으로 데려갔다. 이 도시의 음악과 문화는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힘이 있었다.시카고는 단순한 낭만의 도시를 넘어 경제적으로도 강력한 중심지였다. 금융, 제조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시카고는 대도시의 역동성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줬다. 도시 곳곳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문명과 경제의 또 다른..
14일째, 문명 세계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에는 사우스다코타에 위치한 러시모어 산을 방문했다. 거대한 암석에 새겨진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그리고 에이브러햄 링컨의 얼굴은 미국 민주주의와 역사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었다. 이 조각들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이상과 비전을 담아낸 것이었다. 자연 속에서 이러한 인류의 위업을 마주하며, 나는 인간이 자연을 통해 어떻게 이상을 구현하고자 했는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러시모어 산의 웅장함에 깊은 인상을 받고 오후 늦게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했다. 이곳은 문명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로, 미시시피 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강물의 부드러운 흐름과 도시의 세련된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나는..
사우스다코다의 목장에서사우스다코다의 끝없는 평원에 자리 잡은 목장은 1300에이커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었다. 한국 평수로 계산하니 약 157만 평. 숫자로만 보아도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목장에 들어선 순간, 도시의 소음과 복잡함은 완전히 잊혀지고 거대한 대지의 고요함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목장에서는 캐빈을 통째로 빌렸다. 낡았지만 정감 있는 나무 건물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었다. 캐빈 안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 마치 오래전부터 여기 살았던 것처럼 편안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드문드문 보이는 소 떼들, 그리고 목장의 한가운데 서 있는 오래된 헛간까지. 모든 것이 그림처럼 완벽했다.목장주의 환대와 개들의 이야기저녁에는 목..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떠나는 여행은 다양한 개성과 취향이 교차하며, 인간관계 속에서 양보와 배려가 중요한 주제로 떠오른다. 이번 여행은 이러한 가치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많은 배움을 얻게 되었다. 숙소 선택: 모두를 위한 배려(잠자리는 편해야한다. 좁은 방은 감옥이다.)과거의 여행에서는 부족한 쉼과 비효율적인 숙소 선택으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숙소 선택에서부터 신중을 기했다. 대도시에서는 비싼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모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침대와 소파, 바닥에서 자야 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수영장이 있는 고급 단독..
아침 햇살이 깊은 숲 사이로 스며들며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거대한 자연의 품속에서 우리를 환영했다. 가을의 끝자락, 공원은 잔잔한 고요 속에서도 생동감이 느껴졌다.우리는 전날 저녁, 라면과 바비큐를 준비할 수 있는 소박한 시설이 있는 캠핑장에 도착했다. 설거지를 끝낸 후, 뜨끈한 라면 국물 한 모금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새삼 깨달았다. 숯불에 구운 고기의 짭조름한 향은 깊어가는 밤하늘 아래 완벽한 마무리였다. 이 작은 휴식이 나를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지게 했다.그날 오후, 우연히 한 화가를 만났다. 그는 커다란 화폭을 펼쳐놓고 옐로스톤의 풍경을 그리는 중이었다. 붓 끝에서 생동감 있게 피어나는 강과 산, 그리고 나무들. 나는 그의 옆에 서서 한참 동안 작품을 감상했다. 화..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선 나는 차량 계기판에 찍힌 지도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장엄한 자연을 무대로 한 며칠간의 여정을 거치며, 마음은 이미 한층 넉넉해진 상태였다. 오늘은 대자연과는 다른 ‘문명’과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를 찾아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바로 솔트 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 유타 주의 주도이자 몰몬교로 대표되는 독특한 종교·문화적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사막과 암석 대신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와 건물이 나타났다. 솔트 레이크 시티는 한눈에 보기에도 계획적으로 설계된 도시처럼 보였다. 직선적으로 뻗은 도로망과 질서정연한 블록 구조는, 이곳이 우연히 형성된 도시가 아니라 특정한 목적과 신념 아래 건설된 장소임을 암시했다. 19세기 중반, 서부 개척 시대에 몰..
8일차 기록 (2016년 7월 4일, ZION 국립공원 & BRYCE CANYON & GRAND CANYON & 리조트 체류)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조명을 뒤로하고, 아침 일찍 차를 몰아 북동쪽을 향해 달렸다. 반나절쯤 지나자 도시의 소음 대신 광활한 대지와 장엄한 산악 지형이 펼쳐졌다. 네바다를 벗어나 유타 주로 들어서며, 이윽고 자이언(Zion)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크고 작은 바위 절벽과 붉은 사암 지대가 어우러진 이곳은 마치 대지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거대한 조각품 같았다. 수천만 년의 침식 작용으로 빚어진 협곡을 따라 걷다 보니, 마른 바람 속에서도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선인장과 관목, 그리고 곳곳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이 이 지역만의 생태계를 이룬다.하늘은 깊고 맑았으며, 그 아래에 펼쳐진 ..
아침 햇살이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올 때, 어제 우여곡절 끝에 정착한 고급 빌라의 거실 소파에서 느긋이 기지개를 켰다. 전화위복으로 얻게 된 이 호사스러운 숙소 덕분에 불편한 기억은 뒤로하고 오늘의 일정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7일차의 목적지는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의 메카, 네온사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전 세계에서 돈과 꿈을 함께 쏟아내는 이곳은, 관광, 비즈니스, 공연, 미식 등 갖가지 욕망이 뒤엉키는 거대한 무대다.빌라를 나서 차를 몰고 도심으로 들어설수록, 사막의 황량함은 어느새 화려한 조명과 대형 전광판, 초고층 호텔들에 밀려나 있었다. ‘스트립(The Strip)’이라 불리는 중심가에는 카지노 호텔들이 연이어 늘어서 있었고, 각각의 호텔은 마치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독특한 ..
오늘 하루는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캘리포니아에서 네바다로 넘어가는 여정은 그저 단조로운 사막 풍경과 마른 공기 정도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데스밸리(Death Valley)에 접어든 후,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곳은 북미 대륙에서도 손에 꼽히는 고온 지역이자, '죽음의 골짜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서운 태양이 내리쬐는 곳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막 한가운데서 폭우가 쏟아졌다. 사막에 비라니, 그것도 단순히 비 정도가 아니라 폭우라니. 비가 오면 그 물기를 빨아들일 식생이 부족한 데스밸리에선 순식간에 물길이 넘쳐나 소형 홍수가 벌어졌다.우리가 머물기로 했던 호텔은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졌고, 에어컨 가동에 문제가 생겼다. 이곳에서 에어컨 없..
요세미티의 산속을 벗어나 남쪽으로 내려오니, 마치 다른 세계로 건너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5일차, 이곳은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한동안 대자연 속에서 평온함과 위엄을 느꼈다면, 이제는 문명과 화려함이 넘치는 광활한 도시로 들어선 것이다.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 숲과 수많은 차량들, 유명 인사들의 흔적을 좇는 관광객, 눈부신 해안과 끝없는 쇼핑몰. 자연의 정적과 대조되는 이 도시의 활기는 마치 인간이 만든 또 다른 생태계처럼 느껴졌다.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는 렌터카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에는 택시나 버스 대신 직접 도로를 누비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차 적응 문제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뤄뒀던 차량 임차를 여기서 실행에 옮겼다. 2대의 ‘엑스프로러(Explorer)’를 ..